병역의 의무는 과연 신성한 것이었을까? 징병 보상 제도가 폐지되면서 병역에 대한 최소한의 장점이 사라지고, 양성 간 병역 의무에 대한 형평성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역 병사에 대한 국가의 대우는 형편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군대라고 하면 군인을 먼저 떠올리지만 정년이 보장된 군무원에 비해 안정되지 않은 직업이 바로 직업군인이기도 합니다. 최근 사병 월급이 많이 오르게 되면서 병역에 대한 보상을 해주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과연 이것이 보상 개념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죠.
최근 정권에서는 사병 월급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자들은 이를 시행에 옮기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병 월급이 많이 인상되었습니다. 높은 인상률이지만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수반하기도 하죠. 단축된 복무기관과 높아진 사병 월급으로 의무병역 이행에 대한 의식개선을 이끌어 내겠다는 목적으로 보이는데 여전히 군필자에 대한 예우는 미필자 또는 병역 대체자 보다 부족한 실정입니다.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현역 군필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의무복무로 인해 징집된 병역 이행자에게 주어지는 가산점이었으나 이 제도는 여성 및 장애인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침해라는 헌법재판소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폐지되었죠. 그 당시 2년 이상의 병역 기간 동안 가장 찬란한 20대 초반의 청춘을 바친 결과는 1만 원 남짓의 월급을 받고 보낸 시간밖엔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 사람의 제대군인을 위해 비제대군인 몇 명의 기회를 박탁하는 차별 취급은 여성과 장애인, 제대군인이 아닌 남성들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라는 판결이 과연 제대군인에게 적합한 평등권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겨봅니다.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청년들이 군대에 징집될 땐 60만 대군의 정점을 찍었지만 현재는 합계 출산율 세계 꼴찌의 대한민국입니다. 병력 자원이 계속해서 축소하고 있고, 국방연구원에서는 2020년 입대 자원 22만 명이 2040년에는 10만 명 수준으로 감소되는 통계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휴전국으로 언제든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인데 국방력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1. 2023년 사병(이병, 일병, 상병, 병장) 월급
1970년대 군대를 먼저 살펴볼까요? 이병의 월급은 600원, 일병은 700원, 상병은 800원, 병장은 900원입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이병은 6,600원, 일병은 7,300원, 상병 8,200원, 병장 9,400원입니다. 이건 뭐 심각한 임금갈취 수준이죠. 신성한 병역의 의무라는 포장으로 세계 최저 수준의 저임금 노동력과 전투력을 강제로 제공하는 셈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 사병 월급은 큰 인상률을 나타냅니다. 드디어 이병의 월급이 1만 원을 달성하는 시기이죠. 사병 월급은 매년 상승했지만 1만 원을 넘기면서 체감되는 인상률은 비교가 불가능해집니다. 2000년 이병 월급 9,900원에서 2009년 73,500원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여기에 훈련수당까지 붙으면 이병 월급도 10만 원을 받을 수 있었죠. 제가 군대에서 병역을 이행하던 2004~2005년에는 병장월급도 5만 원이 되지 않았지만 공수훈련을 받고 나면 훈련수당 (위험수당 포함)을 받고 5만 원이 넘는 월급을 받았을 때 PX로 향하던 발걸음은 가볍고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사병 월급은 큰 변환기를 맞이합니다. 2018년은 2017년 대비 사병 월급 인상률이 무려 88% 인상되는 시점이었죠. 2017년과 비교 시 이병 (163,000 ▶ 306,100원), 일병 (176,400 ▶ 331,000원), 상병 (195,000 ▶ 366,200원), 병장 (216,000 ▶ 405,700원)으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비록 최저임금에는 못 미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는다면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 전역할 때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준은 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병사 월급 200만 원을 공약했고, 이에 따라 순차적인 사병 월급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3년 사병 월급은 병장 기준으로 100만 원을 달성합니다. 사실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이 달성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군간부에 해당되는 하사와 소위 1호봉의 월급이 200만 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병장이 하사와 소위 1호봉보다는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효율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사와 소위 1호봉이 병장보다 못 받는다는 불만은 내비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하사와 소위는 직업으로 선택한 자원입대이고, 일반 사병은 병역의 의무를 위해 들어온 경우이기 때문에 무조건 간부가 사병보다 많은 월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2. 군대는 군무원이 최고다.
군무원은 국군에 소속된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됩니다. 군무원은 현역 군인은 아니지만 군대에서 근무하고 군인 대접을 받지는 않지만 군인 신분에 준하는 군형법과 군사재판을 받는 특정직 공무원입니다. 보통 군대를 떠올리면 군복을 입고, 전투훈련을 받는 군인을 떠올리지만 군무원이라는 특정 직업도 있는 셈이죠. 군무원은 1급부터 9급까지로 분류체계가 있으며, 6급 이상의 군무원 인사권은 각 군의 참모총장을 비롯해 장성급 부대자에게 지휘권이 있습니다. 일반 행정직 군무원도 있지만 군무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채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직 군무원의 대우가 좋습니다. 토목, 건축, 시설, 전기를 비롯해 통신 용접 등 약 30개 직군에 대해 관련 자격증 취득 시 가산점이 적용되고, 해당 분야에서 업무에 종사할 수 있죠.
무엇보다 군대에서 군무원이 최고인 이유는 바로 정년보장입니다. 한때 공무원에 열광하면서 청년들이 공무원 공부를 했던 이유는 바로 안정적인 직장과 정년보장 그리고 연금 때문인데요. 군무원 역시 직장이 안정적이고, 정년을 보장받으며 연금을 수령합니다. 군무원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공무원 연금을 수령합니다. 군인이 받는 군인연금과는 다릅니다.
군대에서 근무하는 직종 중 군무원이 최고인 이유는 군인은 정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심사를 거쳐서 진급해야 하고, 진급을 하지 못한다면 전역을 해야 하죠. 부품 꿈을 안고 부사관 또는 장교로 임관했지만 승진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군복을 벗어야 하고, 더 높은 계급으로 승진을 하는 것은 피라미드 구조의 군대 특성상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승진에서 탈락한 군인들은 전역을 해 사회로 나와야 하는 것이죠. 반면 군무원은 일단 채용된 후 스스로 퇴사하거나, 면직 수준의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은 정년이 보장됩니다.
군인이라는 직업은 그렇게 직업 안정성이 썩 좋은 직종이 아닙니다. 부사관 또는 장교에 임관한 이후 장기복무를 신청하고 이에 합격해야만 장기복무를 할 수 있고, 장기복무에 합격하더라도 승진하지 못하면 계급정년의 벽에 부딪힙니다. 하사는 40세, 소위 · 중위 · 대위는 43세 소령과 중사는 45세, 중령과 상사는 53세, 준위와 원사는 55세 대령은 56세. 군대의 임원이라는 별을 달아도 준장은 58세, 소장은 59세입니다. 별 세 개에 해당하는 중장이 되어도 61세로 공무원 정년인 65세보다 부족합니다. 군인 최고계급인 별 4개인 대장도 63세로 계급정년 나이를 정하고 있죠. 즉 군인은 공무원 못한 정년퇴직의 개념을 적용받습니다. 사실장 퇴직이 아닌 제대라는 개념이지만 한평생을 군인으로 나라에 헌신했지만 공무원보다 못한 대우인 셈이죠. 물론 군에서 최고의 직업인 군무원은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65세 정년을 보장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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